몸에 구멍이 난 것 같아서 구멍을 찾았다.
티셔츠를 머리 위로 벗어 긴 팔로 맨살을 더듬었다.
오른손은 왼쪽 옆구리와 등을 더듬고
왼손은 오른쪽 옆구리를 감아 오른쪽 날개뼈와 허리를 만진다.
배 위를 확인하고 양 겨드랑이 아래를 확인한다.
이 기분이라면 구멍이 몸에 난 것이 분명한데 만져지는 것이 없다.
구멍이 도망을 다니는 것이 분명하다.
구멍의 위치를 찾아내고 말겠다.
거울로 맨몸을 비춰 몰래 지켜보았다.
구멍은 주도면밀 하여 나의 눈과 손을 피해 재빨리 자취를 감추었지만
나는 구멍의 뒷모습을 보았다.
구멍의 뒷모습은 환한 빛이었다.
구멍은 몸 위로 찰나의 빛을 내었다 반짝하고 사라졌다.
환한 구멍은 계속 조심스레 움직이며
나의 몸 위로 빛의 무늬를 남기곤 사라졌다.
해가 지고 어둑한 밤이 찾아오자 구멍은 이내 종적을 감추었다.
나는 몸이 가려워 어두운 방 안 침대에 앉아
구멍이 지나간 자리를 벅벅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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